영화 | Posted by hyena0 2007. 10. 6. 00:06

[영화평] Death Proof

Death Proof

 쿠엔틴 타란티노의 또하나의 B급 장르를 대표하는 영화라 하겠다. 영화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절반의 한 시간은 스턴트맨 마이크라 불리는 악당의 잔인성에 대해 보여주고, 나머지 절반은 관객들에게 악당에 대한 복수의 시간이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는 대부분 말장난이 난무하기 때문에, 이런 부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하면 재미가 떨어질 수 있다. 초반부의 아무런 연관성이 없어보이는 여성들의 잡담에 지루해 지다가 스턴트맨 마이크가 등장하자 긴장감이 생긴다. 술과 대마초에 쩔어 있는 4인의 여성이 타고 있는 자동차를 박살내며, 슬로우 모션으로 각각이 파괴되는 모습을 보면서 지루함은 사라지고 깜짝 놀라게 만든다.

 영화의 제목처럼 'Death Proof'는 절대 죽지 않는다는 의미로 개조된 자동차에서 살아남은 악당을 보여주며, 불평을 늘어놓는 보안관의 말처럼 관객은 악당을 놓쳐버림에 대한 두려움과 무력함을 느끼게 된다.

 또 한번의 범죄를 저지르려는 마이크는 후반부의 희생자가 될 네 명의 여성을 선택하고 또다시 멀리서 지켜보게 된다. 단지 두명은 모델이라는 것 외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네 명의 여성은 "돛달기"라고 표현된 차량의 본네트 위에서 매달려 달려가는 일종의 스턴트를 펼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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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크는 멀리서 지켜보다, 이 찰나를 놓칠세라 달려와 자동차로 이들을 공격한다. 아슬아슬함에 또다시 이들이 잔인하게 살해당할 것을 걱정하게 되지만, 거친 이 여성들은 위기를 벗어나서, 총으로 팔에 부상을 입혀 이 사이코를 뒤쫓아서 아주 본떼를 보여준다.

 마지막에 세명의 여성이 이 악당을 잔인하게 복수해주는 장면을 보고나면 영화가 끝이 나느데, 어이가 없으면서도 그간의 걱정이 해소되면서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게 된다. 초반의 지루함으로 실망을 하고 있다가 놀람으로, 약간의 기대와 걱정을 하다가 통쾌함을 느낄 수 있는 영화였다.

 B급 영화를 좋아하지 않거나, 잔인한 것을 싫어한다면 안보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독특한 영화는 충분히 매력이 있다고 하겠다.